2002년 봉사자로 여성회관과 인연 맺어
시인·동화작가·문화사업가로 활동 중
신규사업·정회원 확대로 내실 기해
탄탄한 재정·당당한 여성회관 만들 터
"41년 된 노후 회관 리모델링 필요해"

김해여성복지회관 제7대 변정원 관장.
김해여성복지회관 제7대 변정원 관장.

 

김해 여성운동의 새 지평을 열었던 김해여성복지회관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1982년 한국 최초의 민립 여성복지회관으로 설립된 김해여성복지회관은 올해 설립 41주년을 맞아 새로운 문화사업과 정회원 확대를 통해 내실 있는 단단한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올해 3월부터 관장직을 맡고 있는 김해여성복지회관 제7대 변정원 관장이 있다. 

 

◇사업구상 근간에는 인문학 = 2002년 여성회관에 봉사자로 첫발을 들인 변 관장은 20여년 간 김해여성복지회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6년은 부관장으로 활약하며 살림살이에도 관여해 김해여성복지회관에 대한 이해도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역사회에서 보여온 그의 활동영역은 여성활동가를 넘어 문학계, 교육계는 물론 문화사업 영역까지 화려하게 펼쳐져 있다. 그는 김해문인협회, 가야여성문학회, 경남아동문학회 회원으로 시인이자 동화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가야설화극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으면서 김해만의 특색있는 설화를 재미있는 인형극 형태로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변 관장은 취임 이후 요즘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추진 중인 신중년학교와 시민 영화교실이 본궤도에 오르기 직전이라 이것저것 신경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는 회관 운영에 맞추어 신중년학교에 들어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영화교실의 틀을 짜면서 다양한 구상을 시도 중이다.

변 관장이 계획하는 사업구상의 근간에는 인문학이 있다. 그는 "고갈된 요즘 사람들의 영혼과 내재한 공허함을 채워주고 싶다. 자기 자신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인문학을 통해 그들의 진정성 있는 삶을 찾아 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탄탄한 재정·당당한 여성회관 =  9월 발대식을 갖는 신중년 학교는 '자아'와 '진정성'을 주제로 50~65세 연령대를 차(茶)문화, 명상, 댄스교실 등으로 구성된다. 월 1회로 예정된 영화교실도 접근이 색다르다. 문학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만을 골라 감상과 토론이 어우러진 특별한 수업이 준비하고 있다. 그는 "내면의 근육을 키우는 데 책만한 게 없다"며 "바쁜 일상 때문에 책을 멀리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대신해 영화로 쉽게 문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회관을 대표하는 기존 사업들은 역사적 의의를 살리면서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1990년 개설된 성원학교(한글학교)는 화~목 오전 2시간씩 초·중급반으로 나눠 초등교육을 마치지 못한 시민들에게 국어와 일반 기초교육·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성원학교 수업과는 별도로 성인문해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월·수·금 주3회 운영되는 문해학교 수업을 통해 한글교육 배움의 기회를 보다 확대했다.

1982년 할머니학교로 시작한 실버대학은 노래교실과 교양강좌를 중심으로 매주 월요일 4시간씩 열리고 있다. 개교 당시에는 가부장제에서 억압받았던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취미·교양활동을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촛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어르신들의 여가·문화교실로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변 관장은 "기존사업에 신규 문화사업을 더해 재정을 탄탄하게 만들어서 누구에게 손벌리지 않고 당당하게 여성회관을 이끌어가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변정원 관장은 취임 직후부터 여성회관 이곳저곳에 산재한 사진들을 모아 몇 권의 사진첩에 담았다. 사진은 사진을 보며 김해여성복지회관의 활동을 설명하고 있는 변 관장. / 송희영 기자
변정원 관장은 취임 직후부터 여성회관 이곳저곳에 산재한 사진들을 모아 몇 권의 사진첩에 담았다. 사진은 사진을 보며 김해여성복지회관의 활동을 설명하고 있는 변 관장. / 송희영 기자

 

◇여성복지회 55년 역사, 여성회관에 담겨 = 여성회관에 대한 변 관장의 애정은 '김해여성복지회관'에 대한 자부심에서 비롯됐다. 그는 인터뷰 도중 여성회관 초대관장인 변진수 선생을 비롯한 설립자 5인의 이야기를 틈틈히 했다. 회관 설립 당시 실화를 전하는 그의 말에는 설립자들에 대한 존경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변 관장은 "우리 김해여성회관, 김해여성복지회의 태동은 변진수 초대 관장이 적십자 김해군부녀봉사회의 책임을 맡은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순히 회관 설립일자를 기준으로 41주년이라고 하지만 실제 여성복지회 55년의 역사가 여성회관에 담겨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성회관의 역사적 가치는 그에게 또 다른 숙제도 남겼다. 건립 이후 41년 간 한자리를 지킨 여성회관의 노후화는 변 관장의 고민거리다. 그는 "건물이 낡아 매년 땜질하듯 보수공사가 진행된다"며 "여성회관의 역사적 의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김해시가 건물 리모델링같은 과감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변 관장은 "유서 깊은 회관에 혼자 앉아 있을 때면 설립자들의 숨결이 느껴진다"며 "설립자들의 당시 마음을 그대로 본받고 싶다. 시민에게 사랑받고 젊은 세대들이 즐겨 찾는 여성회관으로 변화시켜 설립자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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